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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라도 외국에 갔다가 인천공항에 내리면 서울로 들어오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생경하기만 하다. 우리가 어떻게 도시를 만들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순간과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유학 후 다시 프랑스로 가서 10년간 생활하다 돌아온 이가 서울에 제대로 적응하기 전의 객관적 눈으로 본 서울의 단면을 엮은 책. 그런데 그 저자는 사회학자다.

 

도시의 단면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당연히 도시를 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도시에서 걸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막상 보행자가 걸을 수 있는 도시는 그리 많지 않다. 아쉽게 아직도 서울은 바로 그런 걷기 어려운 도시에 속한다. 파리에 살면서 파리의 모든 거리를 다 걸어볼 셈으로 지도에 걸은 거리를 모두 표시를 해나간 저자는 바로 그런 시선으로 서울을 다시 본다.

 

저자가 선택한 방식은 결국 벤냐민과 같은 정처없는 이 발길과 두서없는 생각들이다. 지하철에 앉은 사람들은 왜 저런 표정을 하고 있을까, 왜 남자들이 여자 핸드백을 건네들고 다닐까, 버스에 칠한 색은 왜 저리 현란할까와 같은 것. 물론 그 관찰이 오로지 비판적인 시선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은 시끄럽고 잡다한 냄새가 숨어있는 그런 도시다.

 

가장 중요한 산책과 관찰의 내용에 비해 서론은 다소 장황하다. 사회학이 공간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제안이나 도시를 걷는 16가지 방법의 제안도 필요한 이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정처없는 산책을 전략으로 바꾸라는 이야기처럼 들려서 심각하게 와닿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책을 읽은 것도 산보와 같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만 보고 취하면 되는 것이니 저자가 보여주는 새로운 관찰의 단면들로 책은 충분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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