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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도시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 이런 질문만큼은 아니어도, 가장 나쁜 도시는 어디로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받는다. 함부로 비난의 대상을 선정하는 건 쉽지 않으나 이 경우 내 대답은 항상 주저가 없었다. 로스엔젤레스. 이름으로는 천사들이 모여서 만들었어야 할 그 도시는 내게는 ‘doomsday’의 공간번역본으로 읽힌다. 인간은 도대체 왜 이런 방식으로 모여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거듭 떠오른다.

 

제목의 무게에 비해 별로 두껍지 않은 책이다. 필라델피아, 시카고, 워싱턴DC, 뉴욕 등 여덟 개의 도시가 등장한다. 하나 하나가 모두 두툼한 책이 필요한 서술대상일 것인데도 책이 이렇게 날씬한 것은 저자가 중요한 사회적 키워드들을 일목요연하게 빼내서 서술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명료하게 읽힌다.

 

“왜 미국에선 사회주의자가 없을까?” 이것은 유학시절부터 주위에서 들려오던 궁금증의 질문이었다.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샌더스가 없었다면 사회주의자가 한 명도 없는 걸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그 질문에 나름 답을 제시한다. 미국은 계급의 갈등이 부각되기에는 인종 갈등이 크고 그 갈등이 바로 선거구의 구획과 이어지지 때문이라는 것.

 

이 책에서 드러내는 미국 도시의 흑역사는 이렇다. 도시 기반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면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한다. 정보를 미리 접수한 관변 엘리트들과 개발회사들은 주변을 미리 정리해놓는다. 정경유착을 자산으로 하는 소수특권증과 부동산 개발주체들은 공공의 이익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재산을 불려나가며 유력한 가문을 형성한다. 이들이 잠식한 토지의 현재가 여전히 미국도시의 모습이다.

 

저자는 간단히 정리한다. “시 사업의 사유화, 자원의 불공평한 배분, 그리고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소비문화의 촉진”이 오늘의 로스엔젤레스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표현이 생소하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의 지자체는 스스로 개발주체들이었고, 여전히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도시를 꿈꾸고 있으므로. 더 큰 문제는 도덕성이 여전히 의심받는 주체들이 이 좁은 국토에 그런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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