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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은 사료의 종류를 나누는 방식만큼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저자가 내민 것은 바다. 흔히 접하는 역사서술이 육지에서 벌어진 군상들의 이합집산이었다면 이 책에서 펴보이는 공간은 바다다. 건축쟁이들의 단어로 보면 도상과 배경에서 주목 대상이 배경으로 옮겨진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바다는 중요한 공간이지만 유일한 공간은 아니다.

 

역사의 실타래를 단 하나의 얼레에 감아넣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할 것이다. 이 책도 결국 해양, 폭력, 화폐, 노예무역 등과 같은 주제를 나눠서 서술을 이어간다. 여기서 바다를 들여다보았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저자의 논지는 유럽이 세계사의 중심이 된 것이 그리 오래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럽이 세계를 움직여왔다는 투의 사고가 얼마나 허황된 사고인지 저자는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유럽이 15-18세기 동안 전 세계 여러문명에 비해 절대적인 군사적 우위를 확보한 것이 결코 아니었고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설명방식은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우선 두꺼워서 기를 죽인다. 그러나 종이 두께가 두꺼워서 상대적으로 더 두껍게 보일 뿐 일반적인 통사서들보다 훨씬 더 쪽수가 많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책 내용은 그 두께를 훨씬 상회한다는 점이 주의사항. 책 두께에 기죽는 사람들이 너무 많을지 몰라서였을 것인데 전혀 다른 제목의 대중서 ‘문명과 바다’가 바로 이 책의 축약, 혹은 대중본이다. 훨씬 더 간결하고 이 책에 드문 삽화도 많이 들어가있다. 두 권 다 읽을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면 ‘문명과 바다’가 적당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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