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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대한민국 대학의 역사를 조감한 책이다. 광복 이전 경성제국대학 시기의 내용이 서문처럼 깔리고 이후 본문이다. 군정기부터 김영삼정부에 이르는 과정. 제목에 들어가 있는 ‘권력’은 대학’이’ 휘두르는 것이 아니고 대학’을’ 휘두르는 것이다. 군정기의 행정권력에서 김영삼정부의 시장권력까지.

 

한국대학의 오늘을 규정한 것을 꼭 한 마디로 짚으라면 결국 돈이었다. 광복 이후 대학은 원칙으로는 사회의 필수재이나 현실로는 사치재였다. 미국으로부터 넘어오는 재정지원이 불균등 분배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서 누가 더 많은 덩어리를 얻어내느냐는 게 그 변수였다. 거기서 지원을 많이 받아온 순서가 오늘날 입시시장의 랭킹순서라니 놀랍기만 하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왜 피바디대학 유학생이 많은지, 그리고 왜 미국 상황과 무관하게 한국에 미네소타 졸업생들이 많은지를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절대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다녔던 학교에서는 생소했던 개념인데 왜 사학에 2부대, 야간대 이야기가 왜 그리 횡행했는지. 인하대학교의 ‘하’는 하와이의 ‘하’라는 것도.

 

20세기의 후반이 되면서 한국 대학이 시장권력의 영향력 아래 들기 시작했다. 기업이 대학을 인수했으니 당연한 수순이겠다. 그래서 랭킹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국제화의 기치 아래 인문학도 영어강의를 해야 하는 눈물나는 상황도 벌어지는 것이다. 바로 그런 상황배경이 이 책에 고스란히 설명되어 있다.

 

책을 읽고나니 세상이 확실히 좀더 잘 보이는 듯 하다. 홍익인간의 인재육성의 기치가 아니고 안정적 재산확보와 증식의 의지로 만든 대학들의 정체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스카이서성한중경외시’하면서 대입수험생들이 외우는 고착화 서열이 사실 고착환된 건 아니고 그냥 한 시대의 사회적 발명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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