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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T PROJECTS

담류헌(談流軒)

저녁에 동네 애들 다 모아놓고 영화 보면서 어른들은 맥주 마실 수 있는 집. 이것이 건축주가 그리는 집이었다.

한국에서는 아들 키우기가 어렵다. 거기 아파트라는 주거양식이 큰 몫을 한다. 담류헌의 건축주는 두 아들을 둔 부부다. 우선 이들은 경쟁적이고 억압적인 교육방식에 놀라 서울을 떠났다. 이주한 파주의 공동주택에서는 뛰어다니기 일쑤인 아들들 때문에 생활이 피곤해졌다. 층간소음이라고 부르는 문제였다. 제대로 걸을 수도 없고, 음악을 들을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주택을 짓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아들 둘의 친구들과 그 부모들이 항상 들락거릴 수 있는 집. 뛰어다니고 큰 소리로 음악 들을 수 있는 집.

오랜 동안 꿈꾸어 온 일이어서 요청한 내용은 꽤 많았다. 심지어 막내가 모아온 건담브이 모형들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었다. 인터넷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 모아놓은 이미지들도 꽤 많았다. 문제는 예산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은 재료의 공간들이 담긴 이미지였다는 점이다.

가장 간단한 형태의 건물은 가장 저렴한 예산으로 지을 수 있는 첫 조건이다. 즐겁게 모여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집이 굳이 복잡하고 멋있겠다고 나설 필요도 없었다. 더구나 길다란 직사각형 대지는 가장 간단한 상자 모양을 이미 요구하고 있었다.

거실이 집의 복판을 점유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 거실은 위치상 집의 복판이면서 위계상 집의 중심이다. 법규와 예산의 제약으로 거실이 마음 놓고 커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마당과 부엌이 모두 거실의 한 부분으로 읽히는 공간이 조직되었다.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사적 공간의 요구조건은 충족되지만 방문을 나서는 순간 모두 거실의 일원이 되는 공간이다.

두 아들이 문제였다. 사이좋은 두 아들을 한 방에서 생활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공간 공유는 공동체 구현의 첫 발자국이다. 말하자면 앞으로도 계속, 그리도 더욱 사이좋은 형제가 될 것이라는 제안이었고 건축주는 기꺼이 동의했다.

외벽재료로 사용된 것은 블록이다. 정사각형의 블록은 소박하되 개성이 뚜렷한 재료였다. 외벽재료가 결정되는 순간 집의 형태적 주제는 정사각형과 그 조합인 십자가가 되었다. 건물 전면에 콘크리트가 노출된 십자가는 이 집이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갖고 있음을 알려주는 도구다.

집 전체를 통해 정사각형의 주제는 반복되고 변주된다. 가장 중요한 공간인 거실에서 그 변주의 클라이막스를 맞게 된다. 거실 천장이 외벽에 사용된 정사각형의 거대한 형태적 변주인 것이다. 그리고 틀림없이 이 건물이 철큰콘크리트 라멘구조를 갖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장치다.

건축주는 당호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항상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꿈꾸는 집이므로 당호는 담류헌(談流軒)이 되었다. 이야기가 흐르는 집. 건축주는 당호를 지었으니 아예 기념으로 글씨까지 써달라고 했다. 결국 건축가는 건물의 설계, 감리 외에 당호의 작성과 편액제작까지 맡게 되었다.

건축설계가 구조물의 계획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그 구조물을 통해 거기 살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는 것이니 당호 짓고 편액글씨 쓰는 것은 기쁜 작업이었다. 그런 요청은 거기 살 사람들이 그 집에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안이므로.


Project Team

SALT : 성진협, 최충호, 김수나
NAU건축 : 김광식
소수건축 : 고석홍, 양형원, 김선아

Location

경기도 파주시 산남동

Completion

2016

construction

지토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