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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책의 관계가 좀 의외다. 소위 서양으로 주도되어 온 문학계에서 동양인으로는 가장 서양에 널리 알려진 생존 소설가가 쓴 달리는 이야기. 그것도 적당히 달리는 것이 아니고 일 년에 한 번씩 보스톤마라톤, 뉴욕마라톤을 완주하고 심지어 요즘은 철인 삼종경기에도 참여하는 이야기다. 물론 그렇게 달리는 사람이야 적지 않겠지만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이렇게 세게 달린다니 좀 신기하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달릴려면 독해야 할 것이다. 써놓은 글의 수도 그가 얼마나 독하게 쓰는 사람인지를 알려준다. 자신이 언제 소설을 쓰기로 결심을 했는지 정확히 날자를 밝히는 그런 사람이다. 야구장의 풀밭 객석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보다가 불연듯 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것이 1978년 4월 1일 오후 1시 반경. 

 

골프가 인생과 흡사하다고도 하고 바둑이 세상사와 비슷하다고도 한다. 이 저자는 달리기와 소설쓰기가 유사하다고 한다. 상대를 극복해야 하는 게임이 아니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혼자 앞을 향해 터벅터벅 가야 한다는 점이 그렇다고 한다. 충분히 동의할 만한 이야기다. 그러나 설득력을 더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자세한 서술이 필요하다. 소설가가 되기에 필요한 조건으로 저자가 꼽은 것은 집중력과 지속력. 타고나야 할 재능은 본인이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것. 그러나 집중력과 지속력을 후천적으로 획득이 가능하다.

 

이런 책의 힘은 가식없는 저자의 독백에서 나온다. 이 저자 역시 달리기를 미화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런 만큼 문장은 담백하나 여기저기 묵직한 성찰들이 묻혀 있다. 달리면서 머리 속으로 꿈꾸는 시원한 맥주는 막상 마시면 그 환상의 맛이 아니다. 저자의 문장은 간결하다. “제 정신을 잃은 인간이 품는 환상만큼 아름다운 것은 현실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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