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옥스포드 영어 사전>은 이름만 들어도 숙연해지는 책입니다.” 책 맨 앞의 추천사가 이렇게 시작한다. 번역서의 국내 추천사가 좀 생뚱맞을 수는 있는데 이 문장에 전혀 이견을 달기 어렵다. 줄여서 OED라고 하는 Oxford English Dictionary가 그 책이다.

 

저자는 37년간 OED에서 재직했고 20년간 편집장(chief editor)이었다. 그가 입사 면접부터 퇴임할 때까지의 일을 회고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일단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OED가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알아야 한다. 주워들은 것이 아니고 그 사전의 아무 곳이나 한번 펼쳐본 사람이어야 한다.

 

OED는 단순히 뜻을 찾아보는 사전이 아니다. 영어 단어들이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지속적인 사례를 통해 추적해나간 끔찍한 업적이다. 영국이 문화적으로 도대체 어떤 나라인지 알려면 OED의 아무 부분이나 펼쳐보면 된다. 조선시대가 한자문화권이었던 우리에게는 좌절스런 비교다.

 

나는 도대체 OED는 어떤 체계를 갖고 이런 사전을 만들었을지 궁금했다. 저자는 바로 OED 역시 위키피디아 방식과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수많은 시민들이 단어의 고문서 용례들을 찾아 보낸 것이다. 위키피디아는 그 시민들이 직접 편집을 하지만 OED는 그 카드들읕 모아 결국 편집자가 사전을 쓴다는 것이다.

 

사전 편집에서 드라마틱한 일이 있을 턱이 없겠다. 먼지 풀풀 날리는 옥스퍼드의 방구석을 엉덩이로 누르고 있는 직업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홀딱 빠질 매력적인 문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제목 그대로 탐정소설을 읽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다. 이제 한국에서도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는 OED를 만든 장본인의 글이다. 검색해보니 과연 머리 벗겨진 영국인이 등장한다. 그는 말에 평생을 걸었던 직업을 가졌지만 막상 말을 한 마디도 못하는 발달장애 딸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책장이 허투루 넘어가지는 않는다.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