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서울에 관한 인문지리적 책이 심심찮게 출간되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런 책을 출간하는 이들의 나이가 혼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가장 고참으로는 이미 이 동네 바이블의 경지에 오른 <서울도시계호기이야기>의 저자 손정목 선생을 거론해야 할 것인데 이 책의 저자는 나이로 보면 그 반대쪽 끝에 있는 인물로 봐도 될 법하다. 소장파 저자들의 지속적인 등장은 뭐라해도 바람직한 일이다.

 

뚜렷한 문헌이 부족한 분야에서 인문지리적 내용을 서술하는데 가장 큰 힘은 경험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두 가지 결핍사항을 안고 있다. 나이와 더불어 갖는 문제는 서울 출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문서사료에 의존하여 서술을 하게 되니 “내가 어릴 때는…”하는 힘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발품을 파는 것이다. 바로 이 저자가 선택한 방법이기도 하다.

 

전직 기자였다는 저자의 과거를 증명하듯 저자는 참으로 구석구석을 쏘다니며 찾은 오늘과 어제의 서울을 증언하고 있다. 제목대로 걷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내용들이다. 때로는 거리, 때로는 건물, 또 때로는 사건의 현장이 등장한다. 남영동 대공분실, 달큐샤와 같은 공간은 이전에 많이 등장하지 않았던 건물이다. 필리핀에서 지어준 것이라고 많이 알려진 장충체육관도 사실은 그게 아니었더라는 것도 새롭게 들리는 내용이다.

 

책의 분위기는 분노와 비판이다. 엉크러진 역사가 남긴 물리적 현장에서 화가 치밀지 않기 어렵다. 나도 서울에 관한 책을 쓰며 답답한 분노가 계속되던 경험이 있다. 이에 비해 손정목 선생과 같은 분의 글은 훨씬 중립적이다. 개인차와 함께 나이의 변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이가 드신 저자들은 자네도 살아봐, 현장의 경험자가 아니면 모든 면을 다 보고 이야기를 할 수 없지않느냐고 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