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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읍내에 들어서면 있을 법한 거기에 꼭 있어주는 것이 바로 다방이다. 짧은 치마의 아가씨가 스쿠터를 타고 씽하니 읍내 구석구석을 질주할 때 그 근거지가 되는 곳이다. 거기 실린 보온병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 ‘다방커피’가 들어있을 것이고.

 

몇 해 전에 <여행생활자>라는 인상적인 기행문을 썼던 저자의 책이다. 동네는 촌스런 우리 읍내로 바뀌었지만 저자는 여전한 우수를 물씬 풍기고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서 혼자 세상의 구석을 또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글을 썼던 이다. 그리고 크게 앞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쉽게 찍은 것이 아님이 명확한 사진을 책에 선보인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책의 사진과 글이 여전히 조용히, 투명하게 스쳐가는 바람을 잠시 잡아두었다 다시 풀어주는 듯한 느낌이다.

 

이번 여행의 운송 수단은 다방 아가씨의 그것, 바로 스쿠터다. 전국을 돌아다니려면 자전거로는 좀 팍팍했을 것이다. 자동차로는 허물어지는 세상이 잘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책의 사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피사체는 바로 그 스쿠터다. 그래서 만난 수많은 다방, 실제로는 그 다방 안에서 하릴 없이 하품으로 시간을 보내는 아가씨와 마담들의 이야기. 물론 무슨 르뽀 기사들처럼 껌 딱딱 씹는 아가씨들의 인생만사가 흥청망청 등장하지는 않는다. 굳이 그들의 인생을 묻지 않고 커피 한잔에 그냥 묻어오는 한가한 이야기들이 책에 들어 있다.

 

이 세상에는 변두리라는 것이 존재하며 그것들 역시 스스로를 의지하는 사람들을 담고 있다. 그것들이 곧 사라질 것처럼 변두리에 매달려 있어도 기꺼이 기억 속에서 지워도 좋은 존재들은 분명 아니다. 이 책은 그런 한가하고 스산하며 또 애잔한 공간과 사람의 기록이겠다. 스쿠터가 등장하다보니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가 계속 생각났다. 역시 주제는 여행이었으되 어떻게 순진한 의과대학생이 그 여행의 끝에서 혁명의 전사로 변화하는지를 별 감정의 기복없이 보여준 영화. 차이라면 이 저자는 여인숙과 다방에서 만난 사람들에 의해 별로 달라지지 않은 인생을 여전히 살고 있으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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