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중세에 관한 책이라면 움베르트 에코가 유작으로 편집한 「중세 I, II, III」이 가장 눈에 띌 것이다. 이 세 권 책의 치명적인 문제는 너무 방대한 서술이어서 통독할 엄두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단일 저자의 책도 아니니 필요할 때 여기저기 펴보는 참고서에 가까운 책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던 차에 딱 읽기 좋게 나온 책이 바로 이것이다. 중세의 끝 지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나 시작점으로는 서로마제국의 멸망해인 476년을 짚는 것에 별 이견들이 없는 모양이다. 어찌 되었건 중세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기간은 거의 1,000년에 이르는데 그걸 간단히 서술하기가 당연히 쉽지 않겠다.

 

이 책도 본문만 450페이지에 달하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분량이지만 다루는 시간을 보면 분명 간략하게 서술한 책임은 틀림없다. 책은 왕과 교황, 지배계급, 평민의 일상, 신앙 정도의 큰 관점을 갖고 그 시대를 각각 서술한다. 천 년에 이르는 유럽의 일상을 이 책에 담는 데는 분명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왕과 교황의 갈등은 간단히 설명할수록 더 흥미진진해진다.

 

이 책은 왕과 교황의 갈등, 귀족과 성직자 및 부르주아의 성쇠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현상의 서술에 함몰된 것이 아니고 전반적인 맥을 곳곳에서 짚어 이해시켜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과 달리 내용은 전혀 낯설지가 않다.

 

저자는 유럽 중세의 끝을 18세기라고 적는다. 유럽인들이 중세사의 사악한 네 주역의 마지막 둘인 기근과 전염병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난 것이 바로 그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중세를 내내 괴롭혔던 바로 칼, 기근, 전염병, 야수의 모습이 이제는 이 「낯선 중세」에 들어있다.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