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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거칠다고는 할 수 없어도 투박하다. 일관된 내용을 순서대로 설명하겠다는 의지가 저자에게는 없다. 그냥 스스로를 드러낼 따름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안도 다다오가 쓴 안도 다다오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이 책은 충실히 드러낸다. 단 그 드러냄을 읽기 위해서는 그에 관한 사전 지식이 좀 필요하다는 것이 주의할 점.

 

자서전이라고 보기에 글은 짧다. 사소한 일화도 별로 없고 자신의 철학을 굳이 정리해서 드러내지도 않는다. 다만 자신이 어쩌다 건축가가 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무소를 운영하는지, 몇몇 작업이 어떻게 자신에게 연결이 되었는지가 시큰둥할 정도의 글에 표현되어있다. 과연 건물과 글쓰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글 너머의 인간을 만나는 것이다. 우리가 만나야 할 대상은 그 지독한 인간형이 그 집요함 너머 보이는 개인에 대한 신뢰다.

 

게릴라조직처럼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는 그의 입장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인간이 만드는 가장 극한적인 상황이 전쟁이라면 이를 대비하는 조직, 즉 군대가 사회에서 가장 효율적인 모델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전쟁이라면 군대일 것이고 전투라면 게릴라 조직일 것이다. 전쟁과 전투는 다르다. 그런만큼 스무 명 설계사무소와 이백 명 설계사무소는 운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안도 다다오는 전투를 선택했다.  

 

근 이십년 전 뉴욕 MOMA에서 안도 다다오 전시회가 있었다. 그 도발적 공공프로젝트들을 보면서 그 발주처는 도대체 어떤 조직일까하고 궁금해 하던 적이 있었다. 대답은 이 책에 있었다. 발주처는 건축가 자신이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드로잉들은 그 발주자가 여섯 달 동안 엎드려 그린 그림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건축가는 게릴라 두목임에 틀림없다. 끊임없이 스스로 전투를 생산하는 게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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