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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과 일본의 조합. 거부할 수 없는 책이다. 내게는 이 답사목적지에 나라가 끼어있기에 더 거부할 수 없는 책이었다. 말하자면 그의 눈으로 본 나라는 어떤 것이었을까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스카,나라가 1권이었으면 후쿠오카는 생략했을텐데 이게 2권이 되는 바람에 1권 후쿠오카까지 읽게 되었다. 무언가 서론에서 빼놓는 부분이 있을까해서.

 

아스카, 나라를 거론하면 당연히 일본고대사라는 단어가 묻어나온다. 한글로 서술된 일본고대사에는 대개 도래인, 문화전파 등의 단어가 등장한다. 그 단어의 이면에 최소한의 자존심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것 같아 문장을 읽어내려가기가 편치않다. 그냥 교류였다는 가치중립적인 단어가 내게는 훨씬 더 편하다. 이 책도 그런 불편한 감정을 추스르려는 노력이 계속 보인다. 국적이 한국, 혹은 일본 둘 중에 하나일 수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게 나라의 호류지는 표현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절이었다. 천 삼백 년. 이런 시간을 보내온 물체의 우아함이 조용히 내려앉아 있는 사찰이었다. 이것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의 우아함이 아니고 그 긴 시간의 퇴적의 우아함이라고 밖에는 판단할 수 없었다. 그 퇴적층을 거꺼이 걷어내면 저런 구조물을 만든 인간의 집착은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모습을 드러낸다.

 

무심한 건축가의 답사와는 전혀 다른 시선의 관찰이 이 책에 들어있다. 나는 나라의 고찰, 신사들을 보면서 그 안의 불상들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 책은 그런 내 모습이 얼마나 비문화적인 것이었는지를 질책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 안에 모셔진 조각품들을 보러 시간을 다시 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여름에는 아스카고분박물관에 갔었다. 이 책에도 언급된 그 건물의 건축가가 안도 다다오다. 이미 사진으로는 이미 익숙한 건물이었지만 실물은 훨씬 더 강렬하게 건축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소장된 유물들도 시큰둥하게 도래인의 영향이라고 이야기할 수만은 없는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을까. 기어이 이곳을 방문한 지금의 나는 또 언제 허공을 부유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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