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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영국의 고고학자이자 숲 전문가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숲에 파묻혀 사는 가방끈이 긴 사람이라면 충분한 설명이겠다. ‘가방끈이 긴’이 중요하다. 그건 저자의 호기심과 관찰을 설명하든 단서니까. 그가 그런 도구로 숲을 설명한 결과가 이 책이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 “나무는 정말로 낯선 생명체다.” 평생 “나무와 숲을 사랑하고 경외해”왔다고 스스로 적어넣은 저자가 선택한 단어가 ‘낯선 생명체’다. 그는 그런 호기심으로 책을 채워나갔다. 거기는 유전자를 파고드는 생물학적 분석이 아니고 숲에 사는 현자의 관찰이 들어있다.

 

먼저 나무는 인간에게 도구였다. 물론 잘라서 가공한 나무다. 인간은 역사를 석기시대로 기록하지만 저자는 그 전에 나무가 있었다고 짚는다. 생각해보니 돌도끼가 제대로 도구가 되려면 그 돌이 손에 쥐고 쓰는 게 아니고 나무막대기에 묶인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어야하는 것이다. 역사는 석기가 아니고 목기시대로 시작되었나보다.

 

책의 꼭지는 나무의 다양한 면으로 채워져 있다. 꽃가루, 생화학전술, 나무의 엔지니어링, 숯, 건물, 나무의 나이, 그리고 생태계 이야기까지. 인간이 어떻게 다양한 나무들과 연관을 맺고 살아왔는지 총망라된 셈이겠다. 이 모든 이야기가 저자의 직접 체험으로 서술된 것이니 모두 현실감이 넘치는 이야기다.

 

책의 마무리는 당연히 숲이라면 연상되는 ‘월든’에 이른다. 의외로 저자는 소로가 <월든>을 집필했을 때 월든의 호숫가는 대다수의 나무들이 벌목꾼에 베인 후여서 벌거벗은 상태였다고 한다. 소로는 현대적 환경보존운동에 영향을 준 것이어 지금의 빼곡한 숲을 만나게 된 것이고. 하루가 다르게 숲을 도시로 바꿔나가는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숲에 살았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참 멀기는 하다. 그래도 산은 여전히 많으니 그 산에서 나무를 더 다정하게 보는 기회는 잃지 않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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