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그거 해서 직장은 구할 수 있겠니?” 석사 논문을 쓰려는 딸에게 엄마가 이렇게 물었단다. 그 딸이 박사학위까지 받고 교수가 되어 이 책을 쓴 것이다. 딸은 아프리카로 나이테를 세러 가려는 참이었던 것이다. 그가 공부한 분야가 연륜연대학이다. 나이테에 새겨진 과거의 환경을 추론하는 과학.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을 만큼 매력적인 책이다. 흥미로운 서술방식에 힘 입은 것도 있겠지만 저 좁아터진 나이테의 폭을 통해 수천 년 전의 기온, 강수량, 화산폭발, 화재 등을 추론해나가는 것이 의외로 흥미진진한 것이다. 나이테만 센다면 그게 흥미로울 수는 없겠다. 연관된 다른 분야와 퍼즐 조각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운 것이다.

 

출발은 간단하다. 비가 많이 오고 기후가 좋으면 나무 생장이 빠르다. 나이테가 굵어진다. 기후가 험상궂어지면 생장 나이테가 얇아진다. 여기까지는 추론인데 이걸 검증해야 한다. 결국 빙하, 석순에 얇게 새겨진 흔적 등과 비교해보고 역사적 사실들과 끼워 맞추보는 일이 추가되어야 한다. 그래서 참으로 흥미롭다.

 

기후가 척박해지면 나무 뿐 아니라 사람도 살기 어려워진다. 반란이 일어나고 해적이 창궐하고 국가가 전복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 사건들을 시시콜콜하게 맞춰나간다.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로 이번에는 목재 가공품의 나이를 추정한다. 말하자면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진위를 거기 새겨진 나이테로 추정하는 것이다.

 

기후변화 여부에 대해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의 결론은 간단하다. 전대미문의 기후변화를 우리는 맞고 있다는 것이다. 따분하게 나이테를 맞추고 있던 작업이 엄청난 가치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그걸 설명하는데 아리조나 대학에서 축적한 70만개의 목재 샘플이 필요한 것이다. 그게 학문인 모양이다. 저자가 기록한 채취현장의 동영상을 보니 선한 얼굴로 숲을 뒤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멋진 책이다.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