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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두 권의 책이다. 합쳐 1,4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내용이 그럼에도 별로 자세하게 서술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책에 담긴 인생이 그만큼 파란만장하고 막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1권은 출생부터 대통령 선출까지, 2권은 대통령 취임 이후로 구분되어 있다. 대통령으로서 5년의 인생은 그 이전을 합한 것 만큼의 무게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거의 모든 정치인이 행보에 의심을 받게 되지만 내가 저자의 진정성을 확신하게 된 것은 <김대중 옥중서신>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에 관해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던 사형수가 쓴 글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퇴임 후 방문한 김대중 도서관에서 대면한 방대한 서적은 그가 이름 석자로 쉽게 호칭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자서전은 신문 지상으로 만나지 못하는 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자서전은 그의 일생에 걸쳐 벌어진 사건들을 충실히 설명하기는 하나 그의 생각도 그만큼 잘 보여준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저자의 구술을 정리했다는 저술과정의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한 다리 건너 듣곤 하던 그의 신화적인 일상은 오히려 그와 가깝던 다른 이들에 의해 서술되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마지막까지 역사와 국민을 믿었다.” 책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이런 문장으로 마무리될 수 있는 자서전의 주인공이 대통령이었다면 그만큼 그 국민은 운이 좋았다. 질문은 후대의 정치인들에게 해야 할 것이다. 당신도 마지막까지 역사와 국민을 믿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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