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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에서 시작한다. 각 지역별로 충분히 서술한 후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다. 이 책은 기원 전후 천 년이 시간을 좀더 넓게 조감하면서 엮어 설명하려고 한다. 거대한 작업인데 이게 사료의 나열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저자가 짚은 공간은 당연히 그리스와 로마로 지칭되는 유럽, 인도, 그리고 중국이다. 이 세 지명으로 세계는 충분히 호명되기 때문이겠다. 저자가 기원전 508년으로 시작한 것은 그리스의 민주주의가 시작된 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스퍼스가 지목한 ‘축의 시대’가 거의 자리를 잡는 시기이기도 하고. 벌써 이를 통해 저자는 본인의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책의 기간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시기는 그리스의 민주정은 로마의 공화정으로 번역되면서 인간들 상호의 작용방식이 정치체계로 자리를 잡아 나가는 때다. 우리 시대에 다 중요한 가치를 갖는 개념들이지만 가장 막강한 영향을 오랫동안 미친 것은 이 시대의 공자였다. 20세기 초반 중국에서 박해받기 전까지 한 순간도 가치를 잃지 않은 사상. 박해의 순간에도 한국, 일본, 베트남에서는 살아남은 사고 체계.

 

두 번째 시기는 통치자들의 팽창전략과 전쟁에 의해 세계가 연결되는 때다. 그 결과가 15세기 항로 이전까지 세계를 엮는 가장 중요한 길이었던 실크로드였다. 마지막 시기는 세 종교, 즉 기독교, 불교, 유교가 전파되면서 모습을 바꾸고 배타적 사회를 만들어 나간 시기다. 통치자들이 자신의 지배를 정당화하고 경쟁을 약화시키기 위해 종교가 필요한 체계로 자리 잡은 시기라는 것이다.

 

저자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사료의 양이 다른지라 설명이 고르지는 않다. 게다가 사료의 나열을 훨씬 뛰어넘는 사관을 갖추고 펼치기에 저자의 관점이 뚜렷이 부각되지는 않는다. 카렌 암스트롱이 <축의 시대>에서 보여주었던 막강한 사고를 보여줄 나이는 아직 되지 않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무지하고 편향되었던 스스로를 깨치는데 충분하다. 기독교를 최초로 국교로 삼은 건 로마가 아니란다. 저자에 의하면 그건 아르메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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