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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년 이후에 이 땅에는 네 개의 정치체제가 존재했다. 조선시대, 일본총독부, 대한민국, 그리고 북조선 혹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이들이 경제적 공과는 과연 어떤 것인가를 규명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어떤 정치체제는 기아를 갖고 왔고 어떤 것은 기적을 이루었다. 그 기원은 무엇일까.

 

가장 뜨거운 질문은 일본총독부에 관한 것이다. 그 의견은 자본주의맹아론과 식민지근대화론으로 충돌한다. 1800년대 말에 조선은 이미 근대사회로 돌입하려는 단초를 마련하고 있었으므로 총독부의 식민지지배는 그 변화를 지체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 전자의 주장. 물론 후자는 그 반대고. 그 주장의 주체들은 거의 역사학자들이었다. 그러나 이 저자는 경제학의 틀로 그 주장들을 재단한다.

 

저자는 무시무시한 계량경제학을 들이댄다. 그냥 우기기 말고 숫자로 검증해보자는 이야기. 그리하여 책은 당연히 인구의 추정에서 시작한다. 인구센서스가 없던 조선시대의 인구를 추정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만 한데 저자는 놀랍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인구를 추론한다. 그리고 조선의 경제적 상황를 검증한다. 심지어 들쑥날쑥한 잣대로 잰 사람의 키가 등장하기까지 한다. 그것은 물론 방증의 자료들이다.

 

저자는 조선후기에 근대사회의 맹아가 보인다는 주장을 간단히 일축한다. 어떤 지표로도 그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주계급을 몰락시키고 대중교육을 도입한 총독부 체제의 경제지표가 조선시대의 것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자존심이 상해 할 사람도 있을 것이나 저자는 조목조목 방정식의 결과를 들이댄다. 그리하여 나누면 결국 조선과 북조선은 기아의 체제이고 총독부와 한국은 기적의 체제였다는 것.

 

더 뜨거운 질문은 1960년대의 박정희체제. 그 시기의 기적적 경제성장은 박정희의 경제정책에 의한 결과물이 아니고 교육정책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중요한 것은 저자가 그냥 우기는 것이 아니고 계산의 결과로 이를 입증한다는 것. 경제학에 문외한인 내가 저자의 주장에 토를 달 입장도 평가할 입장도 아니다. 그러나 믿어지지 않던 이야기를 맴돌며 우기던 역사학자들이 세상에서 경제학자의 일갈은 속이 시원해진다. 역사접근의 기념비적 신기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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