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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라는 직업은 사회적 과정을 거쳐 형성된 것이다. 직업이 되기 전에는 직책의 명칭이었으며 17세기 프랑스의 아카데미를 거치면서 오늘 우리가 아는 직업의 호칭으로 바뀌었다. 내가 <건축을 묻다>를 쓰면서 가장 곤란했던 것이 바로 이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규명하는 것이었다. 엔지니어가 하는 일이 엔지니어링이니 이걸 테크놀로지와 구분하여 정리하는데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책이 바로 그 엔지니어의 탄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제목에서 ‘근대’ 엔지니어라고 한 것은 바로 이 직업이 제도화된 것임을 이미 알려준다. 제도화는 곧 사회화를 의미하는 것이니 엔지니어를 담고 있는 사회에 따라 엔지니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책은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에서 어떻게 서로 달리 엔지니어가 등장하고 이들이 사회적 지위를 획득해나갔는지를 설명한다.

 

가장 앞선 곳은 프랑스였다. 프랑스 혁명으로 길드가 해제된 자리에 제도화된 교육기관으로 에꼴폴리테크닉이 설립되고 이것이 엔지니어 교육을 맡게 된 것이다. 건축과 마찬가지로 이렇다 할 엔지니어교육기관이 없던 영국은 교육기관이 아닌 단체를 통해 엔지니어를 형성했다. 미국은 사회는 영국을 닮았지만 교육방식은 프랑스를 닮고자 했다는 것. 그래서 설립한 것이 바로 웨스트포인트. 결국 책은 현재 대학교에 소속되어 있는 공과대학이 어떤 뿌리를 갖고 있는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제목만 보고는 외국인 저자의 책일 것으로 짐작을 했다. 그러나 허를 찌르고 이 책은 여덟 명의 한국 저자들이 연구한 결과물이다. 다수의 저자들이 쓴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책은 짜임새있고 서술은 일관된다. 근대적 기관의 형성을 다른 책이 꽤 있는데 이처럼 제도적 직업을 다룬 책이 국내 저자들의 힘에 의해 나왔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탄스럽다. 후속으로 <근대 엔지니어의 성장>이 나왔으니 또 얼마나 흥미진진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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