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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의 공통분모를 찾기 대단히 어렵다. 박인환, 방정환, 이중섭, 차중락, 김말봉, 오세창, 조봉암, 안창호 등.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워, 다 한국사람들이네 하면 다른 사람 이름이 또 들어선다. 아사카와 다쿠미. 공통분모는 모두 망우리묘지에 묻혀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 사람들의 이야기. 정확히 이야기하면 죽은 그 사람들의 묘지 이야기.

 

서울시 중랑구 망우1동 산 57번지라고 한다. 어릴 때 듣던 이름, ‘망우리공동묘지’는 스산하고 두려운 지명이었다. 이름 뒤로 해골이 툭 튀어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나 세상도 변해서 이제 ‘공동묘지’라는 단어보다 ‘묘원’ 이나 ‘추모공원’이 더 가까워졌다. 나도 무덤 가에서 해골의 출현을 두려워하지는 않을 나이도 되었다.

 

죽은 이를 또 갈래지어서 뭐 할까마는 그래도 책이므로 저자는 나름 원칙을 갖고 책을 세 꼭지로 나눠 인물들을 배치했다. 각 꼭지의 제목은 낭만적으로 “그 잎새에 사랑의 꿈”, “이 땅의 흙이 되어”, “한 조각 붉은 마음은”이다. 첫 인물로 시인 박인환이 배치된 것은 그런 낭만적은 분위기를 강조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하고 노래한 시인.

 

평탄히 살다 조용히 생을 마무리 했으면 이 책에 실리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그런 만큼 책의 문자로 설명된 인생들은 참으로 기구하기만 하다. 20세기 초중기 한국 근대사의 몸부림이 얼마나 개인들을 휘청거리게 하였는지 새삼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그들이 공교롭게도 모인 곳이 바로 이 ‘공동묘지’이니 이런 기구한 일은 또 어디 있을까.

 

책의 마지막 꼭지는 우리에게 알려지지는 않은 인물들이되, 품은 절절한 인생이 비석에 담긴 예들이다. 어느 인생인들 누구에게 하찮기는 하였겠느냐는 반문으로 들린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부모이며 자식이었을 것을. 망우묘지는 1933년부터 조성되어 1973년까지 만기가 되어 안장이 마감되었다고 한다. 그 사이에 이태원 공동묘지의 무연고 무덤도 옮겨왔다고 한다. 유관순 열사가 사후 이태원 공동묘지에 묻혔었으니 그 유해의 한 조각도 여기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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