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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그림은 ‘나를 담은’ 그림이겠다. 그렇다면 질문은 그 ‘나’가 무엇이고 어떤 모양일 것이다. 이 그림을 지칭하는 단어는 ‘자화상’이고 그걸 그린 이는 ‘화가’이겠다. 결국 자화상은 그걸 그린 화가의 모습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느냐는 이야기. 흥미로운 것은 그 표현의 대상인 자신이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표현하고 있느냐는 방법의 다양함이겠다.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부각시키는 단어는 ‘자의식’이다. 화가가 도대체 어떻게 스스로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이야기. 저자는 윤동주의 시 <자화상>과 미켈란젤로의 그림 <최후의 심판>에서 그 자의식을 읽어낸다. 극명하게 부각되는 두 대상에서 저자가 추출해내는 것은 부끄러뭄과 종교적 참회다. 그리고 이후는 조선후기부터 광복 직후까지 한국의 화가들의 이야기.

 

책은 크게 나누면 초상화의 연대기적 변화와 중요한 초상화들의 독법 사례가 되겠다. 18,9세기의 것으로 남아있는 것은 모두 네 명의 자화상이라고 한다. 저자는 자화상에 동원된 소품과 낙관, 시문을 통해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춰낸다. 이야기는 곧 일제시대로 돌입하는데 왜 이 당시 자화상이 많은가 하면 화가들이 유학한 동경미술학교에서 졸업조건으로 자화상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던 것이거니와, 이렇게 연대기별로 초화상을 배열해 놓은 것을 보니 시대적 흐름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게 읽힌다. 얼굴 그림이라는 단순한 소재에 이처럼 풍부한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 그림들을 들여다보니 숨고 싶거나 나서고 싶은 화가의 모습이 참으로 명쾌하게 드러난다.

 

집중 독법사례 설명에서 가장 인상적인 주인공은 나혜석이다.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인생의 주인공이 그린 자화상은 쇼킹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전에 따로 보았던 그 자화상을 시대의 배경과 다른 자화상의 흐름 속에 놓고 보니 그 단어 ‘쇼킹’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을 듯하다. 과연 아는 만큼 보이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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