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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우연이라고 할 사연 열 개를 먼저 내세우면서 책은 시작된다. 사연들은 죄 기구한데 가장 간단한 건 거의 2년 간격으로 미국 복권 4장에 당첨된 이야기. 주를 옮겨가며 서로 다른 복권을 샀는데 이게 도합 2천만 달러에 이르는 당첨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단순 계산으로 18*1024의 1 확률이라고 설명한다.

 

뜬금없는 사례 이후 책은 곧장 확률이론으로 직진한다. 수학책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파스칼, 베르누이, 하위헌스가 등장하는 그런 수학책. 가장 간단한 사건은 동전던지기다. 줄줄이 앞면이 나올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죽 앞면이 나왔으니 이제 뒷면이 나올 차례라고 믿는 것을 조롱한다. 전혀 수학적이지 않다는 이야기.

 

결국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인데 원숭이가 타이핑을 해서 쉐익스피어를 쳐낼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이다. 저자는 조심스럽게 그게 그럼에도 0은 아니라는 데 주목한다. 여기부터가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앞서 풀어놓았던 열 개의 우연을 조목조목 확률로 따져나가는 것이다. 사례들의 마지막 문장은 카드패와의 비교로 끝난다. 엄청난 우연일 것 같은 사건도 결국 로열플러시 잡을 확률보다는 높다는 정도의 비교.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이후다. 이제는 범죄수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DNA 대조가 바로 그것이다. DNA가 끔찍하게 유사하다고 해서 그가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심지어는 그 유사성을 맞추기 위해서 등장하는 적극적 왜곡까지 개입되는 상황이고. 그게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은 없느냐는 수학적 질문인 셈이다.

 

뒤로 갈수록 저자의 이야기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뢴트겐의 X선 발견은 우연에 힘 입은 것이라는 해설들에 대한 통렬한 반격인 셈이다. 우선 당시 비슷한 실험을 하는 사람들은 많았다는 사실. 그리고 이상한 발견 이후 뢴트겐의 행동은 전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는 집요한 의지의 결과라는 것. 세상을 우연의 연속으로 해석하거나 인과관계 없는 사연의 연관관계를 갖다 붙이는 자들에 대한 수학적 펀치가 이 책인 셈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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