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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읽은 소설이다. 이런 분류가 뭐 의미가 있나 싶기는 하지만, 저자 후기를 보니 연재소설이고 내용으로 보면 성장소설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성장소설이 아니라면 말고. 이 소설에서 신기한 것은 저자가 종횡무진 유지하고 있는 전지적 작가시점이다. 어떤 개인도 저자는 개입하여 그 속대를 드러내 알려준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 시점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런 시점 때문에 제목대로 독자로 하여금 게임에 개입할 여지가 없는 구경꾼의 입장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나와 아버지, 어머지, 할머니, 증조할머니의 호칭에서 저자는 별로 양보가 없다. 어머니의 할머니는 증조할머니되 그 할머니가 내 할머니와 헛갈리는 서술을 저자는 크게 괘념치 않는다. 그래서 짧게 깎인 문장에도 불구하고 문장이 술술 넘어가지는 않는다. 문장이 지칭하는 대상이 조금씩 발부리를 걸기 때문이다. 소설가는 그리 교차하는 호칭의 구성원들이 얼마나 시큰둥하며 동시에 애정어려 있는지를 그린다.

 

매력적인 문장의 이 소설은 스토리의 구성에서 좀 의아한 구석들을 드러낸다. 내 어머니 아버지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일년을 여행을 하고 왔다는 사실, 할머니는 갑자기 행글라이등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실 등은 아무리 생각해도 생뚱맞고 의아하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를 구경꾼들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경쾌한 문장 너머로 힐끗힐끗 보이는 산만함은 연재소설이 지녔던 태생의 한계가 아니었나 한다. 책의 마지막 꼭지에서 소설가는 이렇게 샅샅이 구경한 그 인생이 그리 대단치 않다면 결국 세상은 우리 없이도 잘 돌아갈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구경꾼이 아니냐고 묻고 있다. 그 구경꾼들은 무대 위를 바라보는 구경꾼이 아니라 시장터에서 서로 마주치고 바라보는 그런 구경꾼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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