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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한자어로서 공화(共和)의 출전에서 시작한다. 라틴어 ‘res publica’의 번역어로 선택된 이 단어는 기원전 9세기 서주의 려왕이 폭정을 일삼다 쫓겨난 후의 공백기를 제후였던 화(和)가 왕을 대신한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퀴즈문답에 나올 정도의 지식이 공화국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내용은 그 다음이다.

 

이 책은 17세기 이후의 주요 사상가들에게 공화국이라는 것의 실체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이 사실은 이미 공화국이 단일한 가치로 규정되는 대상이 아니며 그 상황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하면서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자신이 없는 것이 특별히 잘못된 상황도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책에서 등장하는 공화주의자들은 대체로 신자유주의적 입장과 대칭은 아닐지어도 껄끄러운 불연속면을 노출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자들이 지배의 배제라는 현상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공화주의자들은 법치의 구현이라는 과정에 더 관심을 있다고 정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논의의 틀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은 과연 현재 우리가 어디 있느냐를 진단하는데 유효한 잣대인 것은 틀림없다.

 

많은 이론가들의 주장이 병치되는 서술은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저자가 전면에 나서지도 않는 만큼 독자는 적극적인 정리와 판단의 채비를 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은 게으른 독자들을 일깨우는 중요한 단서와 문장들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이렇다. 국가공동체를 형성시킬 즈음 유럽의 국가들과 달리 공유할만한 역사적 구심점을 갖고 있지 못하던 미국은 결국 역사형성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구심점을 획득했다. 프로테스탄트 영국은 18세기에 카톨릭 프랑스와의 대립과정에서 결국 민족(nation)이라고 하는 상상적 공동체를 형성해냈다 등.

 

공화국이라는 단어가 가장 심중하게 이야기되는 두 국가는 아마 프랑스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일 것이다. 공화국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규정한 법에 의해 통치되는 정치체제라고 한다면 과연 두 공화국이 왜 이리 다른가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어떤 공화국인지도 이해할 수 있다. 입법기관이라는 국회의원이 사법부의 판결에 불복하고 순교자인듯이 모습을 꾸려나가고 있는 국가는 내가 이 책에서 읽은 공화국의 모습과 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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