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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이 있다면 내가 첫번째 여행지로 꼽을 곳은 멀지 않다. 1930년대의 서울이다. 현대 서울을 만든 시대면서 충분히 알려지지도, 제대로 연구가 되지도 않은 시대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타임머신의 대체기구라고 하면 적당할 것이다. 1920년대와 30년대의 서울을 가장 믿을 수있는, 혹은 믿을 수밖에 없는 사료를 통해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문기사와 사진들이다.

 

경성사람과 경성풍경으로 나뉜 책의 시작이 ‘카페구경가다’인 것은 적지 않은 점을 알려준다. 카페라는 새로운 업종이 거론되는 것은 거기 여급이라는 새로운 여성서비스업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당대 이 여급은 조선시대의 권번출신 기생과 현대 다방의 레지의 중간단계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의 입장에서 본 조선이 거의 기생관광지였던 당시의 상황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사료가 더 많이 남아있는 상황을 증명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책은 카페에 이어 이발소, 미용실, 종로야시, 인력거를 거쳐 유람버스, 동물원, 박람회, 대학로, 도서관으로 이어진다. 요즘과 다르다고 보면 천양지차로 다르기도 하지만 같다고 하면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 일상이 책 속에 펼쳐진다. 광복이라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시절에 지속적으로 일본의 한 부분으로 변해나가는 모습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력거였다. 이 새로운 서비스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도 했으나 곧 자동차라는 대체재를 맞아 혼미한 상황에 놓인다. 인력거꾼들의 담합과 반발은 그 변화를 잠시 늦추는 역할을 하지만 결국 세상은 근력이 아니고 내연기관을 통해 움직이는 세상이 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그 반발의 주체는 지체된 사회잉여인력이 되고 마는 것이다. 역사는 여기저기서 상황과 얼굴을 바꾸며 재현되는 사회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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