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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우리 주거 문화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 주거의 다수를 점유하기 시작한 아파트 이야기가 당연히 가장 많다. 시기로는 아파트가 유력한 중산층의 주거로 자리잡기 시작한 70년대가 가장 많이 등장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박물지라는 제목답게 이야기의 내용은 다양하다. 가장 저렴하게 주택을 시공할 수 있는 방법이었던 제주 이시돌 목장의 ‘테쉬폰’에서부터 국가라는 폭력 독점기관이 어떻게 국토건설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을 학대하였는지에 이르는 기구하고 어이없는 이야기들이 책에 가득하다. 책의 사료는 흑백이 많지만 이야기의 내용은 화려한 천연색인 것이다.

 

장독대의 변천, 부엌 옆 식모방, 더스트슈트, 발코니확장, 아파트 수영장… 이런 거주의 모습을 통해 결국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변모다. 지금 잣대로는 전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사연들이 집단적으로 발생한 시기가 고작 몇 십 년 전이고 그 공간이 바로 우리의 주거인 것이 어이가 없다. 생각하면 도대체 어찌 그렇게 살았는지가 까마득하다는 이야기. 

 

주거가 집단화된 사회의 모습이니 거기는 당연히 양식화가 끼어든다. 말하자면 70년대의 ‘미니불란서식 2층 주택’과 같은 사례다. 지난 시대의 우리의 욕망을 보여주는 선연한 단면인 것이다. 저자가 주거를 통해 인용하는 현재 우리 시대의 모습은 “공적 냉소와 사적 열정”이다. 이를 도저히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프기도 하고.

 

주거의 관한 사료는 다소곳이 자리를 잡은 채 준비되어 있지 않다. 결국 드러나는 모습을 꿰어내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저자는 신문, 지도, 소설을 종황무진 들춰가며 주거에 담긴 우리의 모습을 일러준다. 근면과 성실의 저자가 아니면 등장할 수 없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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