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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At Home: A Short History of Private Life’다. 번역서의 제목이 이렇게 좀 엉뚱해진 배경에는 저자의 전작으로 이미 지명도를 떨친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있기 때문임이 뚜렷하다. 책 표지에도 자그마하게 그 내용이 쓰여있기는 하다.

 

발단은 이 범상한 저자의 호기심이다. 자신이 살게 된 집에 대한 관찰이다. 문제는 그 관찰과 거기서 촉발된 탐구가 ‘거의 모든 것’을 망라할 정도로 방대하게 전개된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신의 식탁 위에는 왜 하고많은 향신료 중에 소금과 후추만 선택되어 올라와 있는 것일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호기심 덩어리다. 그는 자신이 살게 된 영국의 이 집이 토마스 머셤이라는 목사가 지은 것이라는 사실에서 서술을 출발한다. 집이 완성된 시기는 1851년.

 

1851년은 건축가들에게는 매우 유명하고도 중요한 해다. 바로 런던의 하이드파크에서 국제박람회가 열렸으며 조지프 팩스턴이라는 이가 후에 Crystal Palace로 알려진 구조물을 완성한 해이기도 한 해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이 구조물의 건립에 관한 내용을 시시콜콜히 서술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당시 목사라는 직업은 무슨 의미가 있었고, 그 목사들은 왜 이런 집을 지었을까를 풀어나간다. 그 풀어나간 내용이 오백 여 페이지에 빼곡하다. 그것도 요즘 기준으로는 깨알 같은 크기의 글자로.

 

책은 사생활을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사소한 것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의 사생활을 변화시킨 19세기의 사회적 변화가 책의 내용이다. 20세기의 변화만 막중하다고 알고있던 사람들에게 변화가 주는 사회변화의 충격은 19세기의 것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입심좋은 저자가 천연덕스럽게 쏟아놓는 문장은 그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모두 옆 집 아저씨와 같은 친밀도의 일반인으로 만들어놓는다. 화려한 박람회로 시작된 서술은 같은 시기 사회 구석을 채우던 아동학대와 도시오염과 같은 문제로 치닫는다.

 

이런 책을 가능하게 된 배경에 존재하는 것은 시시콜콜한 기록물들다. 항상 놀라운 것은 서양의 그 기록물에서 ‘사람’이 빠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랑하는 의궤에서 아쉬운 모습을 바로 이 책은 다시 드러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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