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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당황스럽다. 여기서의 개인은 그냥 모래알 같은 각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를 일컫는다. 미국독립선언서에서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났다고 주장해야 했다면 그 전의 인간은 그렇지 못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개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 “평등한 자유”를 얻게 되었느냐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은 가족의 한 단위였을 뿐이라고 진단한다. 그 가족에게는 공동의 신이 있고 함께 소유하는 재산이 있으니 결국 가부장이 최고의 권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녀는 유별했으며 그 구성원들이 평등할 수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 가족의 집합체가 평등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공간은 유럽이다. 거기서 언제 개인이 탄생했느냐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저자가 지목하는 것은 기독교다. 특히 사도 바울의 가르침이 전파되면서 자연적 불평등은 도덕적 평등으로 바뀌어나갔다는 것이다. 심판의 날에 서는 것은 가족 단위가 아니고 개인이라는 것이 가장 큰 지렛대였다. 그리고 사회의 가치관이 바뀌어갔다. 전쟁에서 이겨 노예를 얻는 장수가 아니라 희생의 순교자가 영웅으로 추앙되었다. 권위를 갖는다는 것은 겸손해지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개인의 등장은 좀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교황의 중앙집권적 체제를 눈여겨본 왕들은 그 체제를 따른 국가체제를 이루려고 노력했으니 그 결과가 국민국가라는 것이다. 중세 영주들의 골목대장에서 벗어나는 순간이니 그것은 곧 봉건주의의 해체를 의미했다고 저자는 서술한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아는 바 르네상스에 와서야 개인이 발견되었다는 투의 이야기는 좀 하지 말라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고.

 

책은 만만치않은 벽돌이다. 색인도, 참고문헌도 없이 본문으로만 꽉찬 588쪽의 분량이다. 영국 역사학자 특유의 골치아픈 문체가 근본을 제공하였겠으나 역자의 분투는 그 한계를 넘지 못하여 문장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도 영향을 받아 개인의 집합을 전제하는 국민국가에 살고 있음을 인정하고, 지금 유럽과 미국이 갖는 갈등의 구조 진단을 얻고자 한다면 충분히 거칠만한 가시밭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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