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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토를 피라미드로 치환해서 그려보면 그 정점에 서울 강남이 존재한다. 그 아래 어떤 순서로 피라미드가 이루어지는지는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 그냥 모두 그 강남을 향해 오르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과연 그 분투의 현장이 어떤 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도합 열 세 명 저자의 논문을 모은 책이다. 이것만으로도 책이 따분하고 산만할 조건은 충분한 셈이다. 그런데 의외로 책이 흥미진진한 것은 다루는 내용이 현재진행형이고, 관통하는 주제가 뚜렷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주제가 강남이다.

 

책의 전반은 어떻게 강남이 등장하고 이루어지고 가치를 성취했는지를 설명한다. 많이 알려진 사건들이 다시 서술되기도 한다. 그래도 새로운 시각으로 사건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롭다. 강남이 어디인가도 다뤄진다. 즉 강남 밖의 사람들과 강남 안의 사람들이 어떻게 강남을 지리적으로 인식하는지도 흥미로은 관찰이다.

 

후반은 지방 언근이 도시에서 어떻게 강남을 따라가고자 하는지의 설명이다. 이 후반부가 특별히 흥미롭다. 대상은 분당, 부산, 대구다. 분당은 그 자체가 강남을 표방하는 도시였고, 부산 해운대와 대구 수성구가 바로 지역의 강남을 자임하는 도시라는 것. 거기서 등장하는 현상들이 바로 서울의 강남 재현이라는 점이 중요한 설명이다.

 

지방의 어느 주상복합 아파트에 들어가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대형 아파트의 평면은 서울의 그 크기와 공간 조직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다. 문제는 아파트 입주 생활에 필요한 경제 수준의 차이가 현격했다는 것. 파출부를 비롯한 노동 보조인을 전제로 한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 평면이 주부만을 전제로 한 지방도시에 그대로 전이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 경험을 도시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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